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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도 “중동 평화 촉구” 한목소리…비판대상·시각차는 제각각

아세안도 “중동 평화 촉구” 한목소리…비판대상·시각차는 제각각

기사승인 2024. 04. 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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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Israel Palestinians <YONHAP NO-2215> (AP)
지난달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밖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의 모습/AP 연합뉴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등 중동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반응도 갈리고 있다.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 상황에 대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간의 시각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6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이란-이스라엘 사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면서도 이란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무슬림이 다수인 이들 국가가 '이슬람 형제' 이란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이고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란의 무인기(드론) 공격은 이스라엘 시온주의 정권의 잔혹한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항하는 정당방위"라며 이란을 옹호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모하마드 하산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비(非)인도적이고 사악한 행위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란을 이용하고 있다"며 "상황을 더욱 악화하게 할 어떠한 추가 보복 조치도 취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웃 국가 인도네시아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안보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과 다양한 국제법 위반 등을 종식시키고, 긴장을 완화와 중동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때도 하마스를 옹호했다.

반면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이란의 공습을 규탄했다.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이후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싱가포르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 불안전한 중동의 상황이 더 넓은 지역 분쟁으로 확산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베트남·태국 등 다른 아세안 국가들은 '분쟁의 평화적 종식'을 촉구한다는 원론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의 경우 이스라엘제 무기 수입, 태국의 경우엔 이스라엘향 노동수출 등의 문제가 걸려 있다.

갈등 확산 방지와 분쟁의 평화로운 종식을 촉구하고 있지만 아세안 회원국 간 비판의 대상과 문제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갈리고 있는 셈이다. 아세안 내에서도 이로 인한 갈등과 분열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지난 2일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가 발표한 '동남아 보고서'에는 아세안 10개국 소속 오피니언 리더 2000여 명이 가장 큰 지정학적 우려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꼽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자국 및 지역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극단주의 활동의 증가를 야기할 것이란 점과 이로 인한 지역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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