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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도 깔끔할 수 있어요”

“돼지농장도 깔끔할 수 있어요”

기사승인 2023. 1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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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전공 양돈인 박계영 팜큐브 대표
액비순환시스템 적용 '악취 해결'
박계영 대표
박계영 팜큐브 대표 / 사진=이지훈 기자
"냄새나고 더럽다는 기존 선입견을 벗어나 돼지돈사도 깔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16일 충남 예산에 위치한 모돈전문농장 팜큐브에서 만난 박계영 대표는 "2019년 기존 돈사를 허물고 새 돈사를 신축하면서 내외부적으로 차별화된 시설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이날 방문한 팜큐브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양돈농장에 대한 선입견을 단숨에 바꿔버렸다. 농장 초입에 들어서자 잔디로 말끔하게 정돈된 화단이 눈에 들어왔다. 화단 뒤쪽으로는 일반 연구소를 떠올리게 하는 2층 높이의 네모반듯한 돈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회색 콘크리트 재질로 외벽이 마감된 돈사는 대도시 한가운데 있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다.

박 대표는 "농장 이름도 네모난 돈사 모양에서 착안해 '팜큐브(Farm Cube)'로 지었다"며 "간판을 보지 않으면 돼지를 사육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박 대표가 외형적으로 차별화된 돈사를 고집한 이유는 건축을 전공한 그의 특이한 이력이 한 몫 했다. 2002년 양돈업에 뛰어들기 이전 박 대표는 건축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건축구조기술사 사무소에서 구조설계 전문가로 5년여간 근무했다.

분만사동
팜큐브 분만사동 / 사진=팜큐브
눈으로 보이는 깔끔한 모습과 함께 양돈농장 하면 떠오르는 악취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팜큐브 농장 악취 제거의 핵심은 분뇨처리 시설과 환기컨트롤러다. 팜큐브는 액비 순환형 돈사로 폭기조를 통해 생물학적 처리를 해 완숙된 액비를 돈사 내부로 이동시켜 악취를 줄이고 있다. 퇴비장 역시 고형분 퇴비를 만들고 있어 맨손으로 만져도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이와 함께 환기컨트롤러를 통해 돈사의 환기 조절은 물론 돈사온도, 잠자리 온도, 복도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한돈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양돈업의 어려움으로 분뇨 및 환경 민원이 32.8%로 높게 나타났다"면서 "환경 민원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악취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팜큐브는 새로운 돈사를 짓고 한 번도 관련 민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농장을 운영한 경험과 전공을 살려 돈사 설계일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예산과 서산에 있는 3개 농장의 설계를 직접 진행했다. 농장을 신·개축하면서 팜큐브 스타일의 돼지 돈사를 희망하는 농장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설계 과정부터 맞춤 정장을 만들 듯 돈사 건물과 내부에 들어가는 ICT(정보통신기술) 시설이 최적화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기존 농장주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돈사를 신축할 때 수십억 원의 비용이 소요돼 농가의 부담이 크다"며 "스마트 축산 확산 차원에서 정부의 지원이 더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제작지원: 2023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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