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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전쟁 6개월 넘어 교황,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첫 명시...푸틴은 미언급

침략전쟁 6개월 넘어 교황,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첫 명시...푸틴은 미언급

기사승인 2022. 08. 31.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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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교황, 러시아의 우크라 전쟁 규탄"
친푸틴 러 이데올로그 딸 폭사 비난 해명 성명
교황, 우크라 전쟁 발발 후 러·푸틴 명시 비판 회피
히틀러 비판 회피 비오12세 어두운 과거 전철 위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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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30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새 추기경 서품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침공에 의한 것이라고 처음으로 명시했다.

다만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극우 민족주의 이데올로그 딸의 폭사를 비난한 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고, 전쟁 책임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명시하지 않아 제2차 세계대전 때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통을 비판하지 않은 비오 12세 교황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교황청은 3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러시아에 의해 시작된 우크라이나에서의 대규모 전쟁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입은 그것이 도덕적으로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으며, 야만적이고, 무분별하고, 혐오스럽고, 신성모독이라고 규탄하는 데 있어 분명하고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청 전문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월 24일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명시적으로 러시아를 규탄한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한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교황이 이번 침략 전쟁에 대해 푸틴을 명시하면서 비판하지 않아 자신의 도덕적 권위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교황의 이러한 행보는 잠재적인 평화회담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잘 유지하기 위해 분쟁에 대해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는 오랜 교황청의 정책을 유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역사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높은 도덕적 기반에서 실속해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결국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자행했을 때 히틀러와 독일·이탈리아·일본 등 추축국에 대해 비판적인 언급을 회피했던 비오 12세 교황 등이 초래한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예수회 정기 간행물 '라치빌타카톨리카(La Civilta Cattolica)'나 이탈리아 매체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일부 원인을 제공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교황의 주장은 좌파들이 한국전쟁의 북침설을 주장하다가 구소련 문건 등이 나오면서 이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입장을 선회한 미국에 의한 남침 유도설과 비슷한 논리다.

이번 논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과 러시아 침공 6개월째였던 24일, 일반 알현에서 '전쟁이 광기'라면서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에서 푸틴의 침략 전쟁 옹호자인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가 차량 폭발로 숨진 사건을 언급, "모스크바에서 그 불쌍한 여성이 카시트 밑에 설치된 폭탄에 의해 공중으로 날아갔다"며 "전쟁의 대가를 치르는 건 무고한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안드리 유라쉬 주교황청 우크라이나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침략자와 희생자를 같은 범주에 넣어서 말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고,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키이우에 파견된 교황청 특사를 초치해 깊은 실망을 표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 언급의 정치적 중요성에 관해 공개적인 토론이 진행됐다며 교황의 언급은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그 생명에 부여된 가치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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