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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4개 지역 합병 주민투표...우크라, 해방시킬 것...미국, 사기투표

러, 우크라 4개 지역 합병 주민투표...우크라, 해방시킬 것...미국, 사기투표

기사승인 2022. 09. 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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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지역서 강제 합병 합법화 주민투표
우크라, 영토 탈환 지속...투표 순항 불투명
우크라 외무 "해방 계속"...미 국가안보보좌관 "사기"...마크롱 "불인정"
UKRAINE-CRISIS/REFERENDUMS-LUHANSK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의 한 거리에 친러시아 구호가 적힌 선전판들이 걸려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을 강제 합병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한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주민투표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영토 해방 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고, 미국은 '사기(sham)'이라고 맹비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냉소적'이고 '패러디(parody·서투른 모방)'라고 꼬집었다.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월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푸틴, 우크라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지역서 강제 합병 합법화 주민투표 강행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독립을 선포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및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러시아 침략군이 장악하고 있는 남부 헤르손 및 자포리자 지역의 러시아 '괴뢰'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러시아로의 정식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10일 이후 북동부 하르키우주 대부분 지역을 수복하고, 이날 루한스크주 일부 마을을 탈환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기정사실로 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략으로 보인다.

푸틴은 2월 21일 DPR·LPR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평화유지를 명목으로 사실상 선전 포고인 파병을 명령했고, 그 사흘 후인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시작됐다.

푸틴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후 주민투표를 통해 이를 정당화했었다.

◇ 푸틴 충복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투표 결과 되돌릴 수 없는 영토 방어 전권 위임...러 영토 침범시 모든 자위력 사용"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주민투표 계획 발표 전, 그러한 투표의 결과는 되돌릴 수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에 자국 영토로 간주되는 곳을 방어할 수 있는 전권을 위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텔레그램에 "러시아 영토 침범은 모든 자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범죄"라며 "이것이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이러한 주민투표를 그렇게 두려워하는 이유"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미래의 러시아 지도자는 헌법적으로 주민투표들의 결과를 뒤집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민투표들은 수십년 동안 러시아 발전의 방향을 바꿀 것"이라며 "새로운 영토가 러시아에 통합되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지정학적 변화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관점에서 사실상 합병이 법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메드베데프의 해석은 서방에 대한 미래의 경고처럼 보였다고 해석했다.

메드베데프는 당시 러시아 헌법에 따라 3연임이 금지돼 총리가 된 푸틴을 대신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꼭두각시' 대통령을 지낸 푸틴의 충복으로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무기 사용을 지속적으로 위협해온 광기 있는 인물이다.

UKRAINE-CRISIS/LUHANSK REGION
한 시민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스타크하노우시의 파괴된 건물을 살피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우크라군, 루한스크주 요충지 인근 마을 수복...영토 탈환 성과 속 주민투표 순항 불투명

하지만 러시아 침략군과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주민투표 실시 지역의 전부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고, 우크라이나군의 수복 작전도 활기를 띠고 있어 주민투표가 실제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침략군과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도네츠크주의 약 60%를 장악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루한스크주와 헤르손 지역 탈환 작전이 강화되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빌로호리우카 마을을 탈환하면서 러시아 점령군으로부터 루한스크주 전체를 수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을 향해 "조만간 우리가 저 쓰레기들을 빗자루로 쓸어낼 것"이라며 "침략자들에게서 한 걸음씩, 1㎝씩 우리 국토 전체를 해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빌로호리우카는 러시아 침략군이 7월 초 장악한 공업도시 리시찬스크에서 서쪽으로 불과 10km(6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UN General Assembly Ukraine United States
드미트르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왼쪽)과 린다 토머스-그린핀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0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우크라 외무장관 "주민투표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해방 작전 계속"

주민투표 강행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맹반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이날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와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주민투표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아울러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해방할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러시아가 무슨 말을 하든 계속해 해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가짜 주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모든 대화 기회가 차단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위협은 힘으로만 제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iden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주민투표 사기...미점령 지역서도 주민투표, 결과 조작, 그 결과로 영토 합병할 것"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주민투표를 '사기'라고 규정하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모든 합병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의 행동을 명백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가 몇 달간 경고한 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심지어 현재 장악하지 못한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사기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는 주민투표를 조작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당장 또는 미래에 이들 영토를 합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푸틴이 예비군 동원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사기 합병 계획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그는 부분적인 동원으로 더 많은 러시아인을 우크라이나에서의 그 잔혹한 전쟁에 보내 싸우도록 할 수 있는 그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특히 북동부 지역 전투에서 거둔 승리를 감안할 때 단순히 더 많은 병력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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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 마크롱 "러 발표, 패러디·냉소주의, 국제사회 불인정"

마크롱 대통령은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러시아가 발표한 것이 패러디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냉소주의이며 국제사회가 분명히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일반토의 연설에서 "러시아가 패권국이 아니라면 누가 패권국이겠는가"라면서 "이러한 신제국주의에 침묵하거나 비밀리에 공모하는 이들이 보여주는 냉소는 평화에 불가결한 세계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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